월요일 저녁, 서진은 현관문을 반쯤 연 채 안을 살폈다. 아침에 놓고 나온 의자가 먼저 보였다. 출근할 때 휴대전화를 챙기느라 앉는 부분만 비워 둔 그대로였다.
밖에서 전화기로 볼 때는 광고가 이상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의자가 이상했다. 오래 쓰던 가구인데도 가까이 가기 싫었다.
서진은 회색 후드를 벗겨 세탁 바구니에 넣었다. 의자를 창가로 되돌리고, 등받이에 붉은 수건을 걸었다. 어젯밤 사진이라면 수건까지 나올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인스티아를 열어 둔 채 기다리지 않았다. 전화기를 엎어 놓고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냈다. 밥을 데우는 동안 자꾸 창가를 봤다. 의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숟가락을 들기 전에 전화기를 집었다.
광고가 나오지 않았다. 친구가 올린 빵 사진 뒤로 짧은 영상이 이어졌다. 서진은 밥 한 숟갈을 먹고, 화면을 한 번 넘겼다. 같은 일을 몇 번 반복했다. 반찬이 줄어드는 동안 숨도 조금 편해졌다.
수건 광고는 식사를 거의 마쳤을 때 나왔다.
붉은 수건이 창가 의자에 걸려 있었다. 서진이 급히 걸치느라 한쪽 끝을 더 길게 늘어뜨린 모양까지 같았다. 탁자 위에는 반찬 통 세 개가 있었다. 뚜껑 하나가 뒤집혀 있었다.
서진은 손에 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사진에는 숟가락이 없었다. 방과 물건만 있었다. 조금 전까지 자기가 앉아 밥을 먹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서진은 광고를 닫고 전화기를 탁자에 엎어 놓았다. 접시를 싱크대에 밀어 넣었다. 수건을 걷어 침실로 던졌다. 심장이 빨리 뛰었다. 내 집에서 밥 한 끼도 마음대로 못 먹는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수건을 거는 정도로는 부족했다. 누가 봐도 일부러 망쳐 놓은 모양을 만들어야 했다. 그것만 광고에 안 나오면, 나머지는 닮은 사진이었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서진은 의자를 두 손으로 들었다. 좁은 침실 문을 통과할 때 다리가 문틀에 부딪혔다. 손잡이를 잡듯 등받이를 움켜쥐고 돌려 넣었다. 의자를 뒤집어 침대 위에 올리자 다리 네 개가 천장을 향했다.
붉은 수건도 주워 의자의 다리 하나에 감았다. 매듭을 두 번 묶었다. 이런 침실 사진이 원래 광고에 있을 리 없었다.
휴대전화는 거실 탁자에 엎어 둔 상태였다. 서진은 침실에서 나온 뒤에야 그것을 들었다. 손이 떨려 화면을 두 번 눌렀다.
인스티아가 열렸다.
처음에는 평소와 같았다. 친구의 운동 기록, 바닷가 카페, 모르는 가수의 공연. 서진은 전화기를 무릎 위에 놓고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렀다. 방금 한 행동이 우스워지기를 바랐다. 침대 위의 의자를 내려놓고, 과했다고 혼잣말하고 싶었다.
침구 광고 아래에 작은 점 세 개가 붙어 있었다. 여러 장의 사진을 넘겨 볼 수 있는 광고였다.
첫 사진에는 흰 침대와 베개가 있었다. 서진의 이불과 색이 달랐다. 손가락이 화면을 지나가려다 멈췄다. 두 번째 점을 눌렀다.
익숙한 꽃무늬 이불이 나타났다.
그 위에 의자가 뒤집혀 있었다. 천장을 향한 다리 하나에 붉은 수건이 묶여 있었다. 매듭을 두 번 지어 짧아진 끝까지 보였다.
‘오늘 밤, 어디에서 주무실 건가요?’
서진은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소파 쿠션에 떨어진 화면이 그대로 켜져 있었다. 작은 사진 안에서 의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침실 쪽에서 소리가 났다.
서진은 벌떡 일어났다가 소파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혔다. 침실 문은 열려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문 뒤쪽으로 눈이 갔다. 들어가서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참 뒤 문턱까지 갔을 때, 의자는 침대 가장자리로 조금 기울어 있었다. 눌린 이불이 미끄러지며 나무 다리 하나가 벽에 닿아 있었다. 붉은 수건은 그대로 묶여 있었다.
서진은 의자를 바로 세우려고 손을 뻗었다가 거뒀다. 또 바꾸면 또 확인하고 싶어질 것 같았다. 방에서 물러나 불을 껐다.
전화기를 집어 전원을 껐다. 화면이 검게 변할 때까지 손가락을 누르고 있었다. 그런 다음 거실 탁자 서랍에 넣고 닫았다.
침대는 자기가 올려놓은 의자 때문에 쓸 수 없었다. 서진은 외투를 덮고 소파에 누웠다. 탁자 서랍이 보이지 않도록 벽 쪽으로 몸을 돌렸다.
눈을 감아도 광고의 질문이 남았다. 오늘 밤 어디서 잘 거냐고 했다. 결국 소파였다.